물보다 음료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물에 맛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물이라는 것 역시 맛이 있는 것인데
그는 아무리 마셔도 그 맛을 느끼지 못했다
사람들은 매우 안타까워 했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밥을 먹고 난 뒤에도 간밤에 목이 타고
그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일부러 음료수를 마시기 시작했다
특정 향에 감춰진 물의 맛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다
포도 주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포도 주스였기 때문이다
섞여 있는 것들은 원래 그런 것이라고
사람들은 이야기 해주었지만
그는 그럴리가 없다고 하면서
영원히 음료수만 마셨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애도했고
그의 비석 위에 물을 뿌려 주었다
그 자리에서만 싹이 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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