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를 찍는 사람

그는 친구가 없다

돈도 별로 없다

그래도 그는 심심하지 않았다

혼자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심심하다는 감각이 이미 몸에 배어 버린 탓이다

만일 그의 부모가 맞벌이를 하지 않았다면

그는 이런 감각을 가지지 않게 되었을 지도 모른다



이런 그를 그의 부모는 안쓰러워 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그의 부모를 위로하면서 

그들 나름대로 고달픈 삶을 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속으로 위로를 할 뿐이었다

이런 그에게 유일한 취미는 셀카를 찍는 것이었다

사진을 찍어도 셀카봉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배경을 두고 삼각대 위에 카메라를 놓고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이런 방식이 그는 좋았다

이렇게 하면 삼각대에 박혀 있는 땅과 배경

그리고 그 안의 시간이 자기 것이 되는 것 같아서

이런 방식을 선호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